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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Life

장난감 정리와 그에 대한 소회

by Realist。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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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출생 후 느낀 부분과 소유한 물건들을 정리함에 따른 소회를 담담히 작성하고 싶어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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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부터 전자 기계나 관심가는 물건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참 많았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채워진 적이 거의 없었다. 나의 아버지는 그런것들이 쓸때없는 것들이라 느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었다. 게임기는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고(우연찮게 얻은 닌텐도 게임기도 누나가 박살) 아버지 가게에서 한달동안 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니콘 쿨픽스 3500 디카한번 구매해본것이 나의 유일한 기억이었다. 컴퓨터가 있긴 했지만 게임을 하는것을 들키는 날엔 어김없이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 했기 때문에 늘 기분이 나쁜채로 컴퓨터를 꺼야 했다. 게임은 곧 나쁜일이며 공부못하는 자에게는 자격없는 사치에 불과 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노력하면 때때로 고가의 제품들을 가질 수 있었지만 미래가 불안한 나에게 그것들을 들길 여유가 많질 않았다. 소유 후 마음편히,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되팔아 생계에 보태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다시한번 나의 처지만 확인하며 20대 초중반을 보냈다.

취업 이후에는 캠핑이라는 취미를 가진 나를 그렇게 달갑게 보시지 않았고 쓸때없는 물건을 집으로 사다 나르고, 사서 고생을 하는 희한한놈 취급당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렇게 나의 지적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죽었고 채워지지 않은 호기심은 물욕으로 남게 되었다. 결혼 후 독립을 하게되자 나의 이런 욕구불만이 폭팔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드론, 액션캠, 맥북, 플스, 캠핑장비 등결혼 후 구매한 수 많은, 수백만원의 장난감들. 대책없이 사들이고 소화도 못한채 소유만 하였다. 와이프는 내가 이런것들을 구매하는 것에 있어서 한번도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찾아봐주고 돈을 보태주고 응원해줬다. 그런 와이프에게 너무 고마웠고 팔자에도 없는 호사에 행복한 신혼을 보내왔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나는 시간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으로 많은 한계를 느낀다. 육아는 쉽지 않기에 나만 생각하여 취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은 이제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다. 나의 취미 자체가 기본적으로 생산과 가공활동이 받쳐줘야 완성이 되는데 이젠 그 어느것도 하기가 버겁게 느껴진다. 가공을 할 수가 없으니 생산활동 자체가 두려운 지경에 이르럿으니 이제 더 이상 즐기기 위한 취미가 아닌 수준에 도달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이제 정리할 때라는 것을 느낀다. 취미는 고사하고 아이의 교육과 미래에 대한 설계를 도와줘야 하며, 기본적인 아빠의 역할 하기도 쉽지가 않다. 취미는 적어도 아이가 고등학교 정도 들어간 시기에 재개해야 하지 싶다. 그래도 그간 아낌없이 지원해준 와이프 덕분에 미련이 없다. 그러기에 더욱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가장이자 아빠로서 물건을 사는데 있어서 매우 신중해야 함을 느낀다. 그것을 즐길 시간 충분해야 하고, 나의 이 선택이 가족에게 영향이 가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하며 그런연유로 온전히 즐길 수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더욱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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